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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쓰리잘 송대욱 박사의 식도락食道樂 (11)] 침의 기능과 역할,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위염, 역류성 식도염 위험이 증가한다

[뉴스투데이=송대욱 전문기자] 입은 음식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곳이다. 음식과 친밀한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꼭꼭 오랫동안 씹어주며 깊은 맛을 느끼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침이 있기 때문이다. 침이 마르면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끼기 힘들고, 삼키기도 어려우며 소화도 잘 안된다. 침이 부족해지는 증상을 ‘구강건조증’이라고 한다. 침의 기능과 역할을 통해 구강건조증이 문제를 짚어본다.

 


■ 침은 음식을 녹여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음식을 먹고 씹으면 침샘에서 침이 분비된다. 음식이 침이 녹아 미각세포에 전달되면 맛이 느껴진다. 입안에 침이 바싹 말라 있을 때 음식을 먹으면 퍽퍽하고 씹기도 힘들지만, 맛을 느낄 수 없다. 침에 있는 수분에 음식이 녹고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미각세포를 자극해야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씹을수록 다양하고 깊은 맛을 느끼게 된다. 맛은 무의식의 감정을 자극한다.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이 맛을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입맛이 없으면 감정도 메말라가는 것도 같다. 맛이 주는 감사와 행복의 감정은 결여되고, 불안과 우울의 감정은 증폭된다.

 

또 음식을 삼키기 힘들다. 입에 넣고도 목구멍으로 넘기기가 힘든 것이다. 사상의학에서 좋은 맛은 인애지미仁愛之味라고 한다. 어질게 사랑하는 맛이라는 의미이다. 침이 부족하여 맛을 느끼기 힘들고, 삼키기 힘들다면 인애지미를 느끼고 실천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 침은 탄수화물과 지방을 소화시킨다

 

침은 아밀라아제와 타액 리파아제라는 소화효소를 함유하고 있다.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타액 리파아제는 지방을 분해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위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는 나오지만,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입에서 미리 이 두 영양소를 분해하여 내려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입에서 보다 완전하게 소화된 상태로 음식이 위로 전달되면 위에서의 소화는 편안하고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위에서의 완전 소화가 장에서의 소화 흡수에도 영양을 준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완전 소화 흡수라는 식도食道의 한 축이 입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입에서 음식이 덜 소화된 상태로 위로 전달된다. 덜 분해된 탄수화물과 지방을 녹이고 익히는 방법은 위산을 더 많이 분비하는 것이다. 위산이 음식을 녹이고 익히는 고마운 일을 하지만, 위산분비 과다는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위산에 의한 손상이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아도 미세하게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위점막은 회복력이 뛰어나 바로 복구된다. 미세 손상과 복구가 자주 반복되면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게 되며, 심하면 위암의 위험도 증가된다.

 


■ 살균과 해독으로 면역작용을 한다

 

침에는 면역글로블린 IgA와 락토페린이 들어 있다. 세균을 막는 항균, 바이러스를 막는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는 침의 성분이다. 또 침에는 페록시다아제라는 과산화효소도 들어있는데 항산화 작용과 해독작용을 한다. 음식을 먹다 보면 그 속에는 세균도 바이러스도, 발암물질이나 독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침이 부족해지거나 잘 씹지 않으면 더 많은 유해 물질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염증이 잘 걸리게 된다.

 

또 침은 세척 기능이 있다. 유해 물질이 인후두와 식도 점막에 들러붙지 못하도록 해주며, 역류한 위산을 씻어 내는 기능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침분비가 부족해지는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편도선이나 인후두에 만성염증이 있으며, 위산 역류로 인한 역류성 인후두염, 역류 식도염이 잘 생기고 잘 낫지 않게 된다.

 


■ 구강건조증의 원인은 음허, 화병, 소갈병이다

 

음허증은 수분이 부족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신장이 기능이 약해진 경우이다. 신장이 약해지면 몸에 물을 담는 그릇이 작아진다. 수분이 부족해지니 침분비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침의 분비와 신장 기능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방에서는 말한다.

 

화병은 스트레스나 갈등에 의하여 생긴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쾌한 기분이 쌓여서 열이 나는 것으로 설명된다. 화를 내면 입안이 바싹 마르는 현상과 같으며, 불안장애나 두려움에 의한 자율신경기능이상으로 침분비가 부족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소갈병은 당뇨병으로 설명된다. 갈증과 동반되는 구강건조증은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 구강건조증의 증상과 해결 방법은?

 

1. 음식이 맛이 없다.

 

2. 물이 없으면 음식을 삼키지 못한다.

 

3. 목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마른 기침을 한다.

 

4. 목이 뻑뻑해서 음식이 걸리는 것 같다.

 

5. 목에 찐득한 가래가 낀 것처럼 답답하다.

 

6. 목에 염증이 잘 생기고 목이 따끔따끔 거린다.

 

7. 목이 조이고 막히는 느낌이 든다.

 

8. 입과 목기 건조해서 물을 자주 마신다.

 

해당사항이 2가지만 있어도 침분비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구강건조증이 있을 때는 침분비를 늘리려는 생활습관을 먼저 가져본다. 치아를 탁탁 소리가 나도록 두드리는 고치법이 있다. 또 침은 뱉지 말고 될 수 있는 데로 삼키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자리에 앉아 치아를 36번 두드리고 그 사이에 고인 침을 삼켜준다. 그리고 혀를 이용해서 잇몸과 볼 안쪽 구석구석을 닦아주며 이때 고인 침도 삼켜준다. 혀를 이용한 입속 닦기는 하루에도 수시로 해주는 것이 좋으며, 물을 마실 때 생각하면 한 번씩 해준다.

 

만약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물의 순환의 문제라면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다. 매실차, 오미자차, 산수유차, 구기자차, 유자차, 레몬차 등 새콤한 과일향이 나는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침이 입에 살짝 고이면 이어서 입속 닦기를 해주면 더욱 좋다.

 


■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라

 

구강건조증이 입이 마르고 입맛이 없는 문제만 있다면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구강건조증을 방치하면 만성 인후두염, 역류성 식도염, 위염, 만성 위축성 위염 등의 기도와 상부 소화기의 염증을 일으키며,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대장증후군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활습관 만으로 개선되지 않는 구강건조증이 있다면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야 한다.

 

 



◀송대욱 프로필▶ 경희대한의과대학원 한의학박사 / 덕수한의원 원장 / 클리닉연구소 소장 / MBTI 강사 / SnCi 사상체질검사지 개발자 / 사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발효해독학회 정회원 / 성정사상의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