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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쓰리잘 송대욱 박사의 식도락食道樂 (10)] 꼭꼭 씹어 먹기로 느끼는 행복, 그리고 만성 위축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 예방

[뉴스투데이=송대욱 전문기자] 특별한 증상이 없는 사람도 건강검진 때 위내시경을 하면 위염이 조금 있다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또 역류성 식도염의 소견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많다. 보통은 우리나라 사람은 이 정도는 다들 있다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2주에서 4주의 약을 처방받아먹기도 한다.

 

음식을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만으로 만성 위축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에 소화에 큰 문제는 없지만, 과로로 피로해지거나 스트레스로 신경이 예민해지면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또 먹는 음식을 조심하면서 소식해야 그럭저럭 소화가 되고, 맛있다고 좀 더 먹거나 생소하거나 안 먹던 음식을 먹으면 탈이 잘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정도의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도 뭐하고 그냥 두기도 뭐 하다. 딱 하나 지켜야 한다면 꼭꼭 씹어 먹기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 통제 가능한 입의 소화 기능은 식도의 시작점이다

 

소화 과정 중에서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입에서의 저작과 혼합뿐이다. 음식을 삼켜서 목으로 내려보내고 나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식도 이하의 모든 소화기관은 의식의 지배를 떠나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또 입에서 이루어지는 소화 기능이나 면역기능이 전체 소화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입에서 잘 소화되어 음식이 위로 전해지면, 위의 소화가 편안하고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위에서 완전 소화가 되면 소장과 대장에서도 편안하게 완전 소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입에서의 소화는 전체 소화를 완전 소화과정으로 만드는 시작점이 된다. 방법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것이다.

 

입에서의 소화는 저작과 혼합이다. 치아를 이용하여 음식을 잘게 부수고, 음식과 침을 잘 섞어주는 과정이다. 저작과 혼합이 왜 중요한지는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과정과 위산의 역할을 알면 쉽게 이해된다. 위산은 음식을 녹이고 익혀서 죽처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녹이고 익히는 과정은 음식물의 크기와 소화과정이 이루어졌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음식물의 크기가 작을수록 아밀라아제와 타액 리파아제에 의하여 탄수화물과 지방이 소화되었을수록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과정이 편해지고 빨라지게 된다.

 


■ 위염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 대충 씹고 삼키기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렇다. 음식물의 크기가 크고, 탄수화물과 지방이 덜 소화된 상태로 위에 들어갔을 때이다. 덩어리가 큰 음식을 녹이기 위해서, 덜 소화된 음식을 녹이고 익히기 위해서 위산분비가 증가된다. 위산분비가 증가하면 소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위점막에는 악영향을 주게 된다. 위산은 점액층이 없다면 점막도 녹일 만큼 강산이다.

 

위산분비가 많아지면 위장의 산도가 높아지고, 위장 점막에 작은 상처가 생길 수 있게 된다. 다행히 위점막은 재생력이 좋아 손상되어도 며칠 이내에 다 복구한다. 하지만 위산분비 과다와 위점막의 손상 그리고 회복 과정이 반복되면 위장 점막이 얇아지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 진행될 수 있다.

 

또 위산분비가 많아지면 위의 압력이 높아지고, 하부식도괄약근이 높아진 압력에 저항하여 꽉 조이다 보면 약해지게 된다. 위산이 역류하여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위식도 역류질환 또는 역류성 식도염의 발생할 위험도 증가된다. 덜 씹고 대충 삼키게 되면 위에서 소화에 부담이 되고 위에서 음식이 배출되는 시간이 지연되면서 소화불량도 생기게 된다.

 


■ 세균 바이러스 유해 물질 잡는 잘근잘근 씹어 먹기

 

침에는 소화효소도 있지만, 면역물질도 함유하고 있다. IgA 락토페린, 페로시다아제, 라이소자임 효소가 그것이다. 면역물질은 음식물과 함께 들어온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유해 물질을 분해하고 해독하여 위장으로 내려보낸다.

 

이런 작용은 침분비가 정상적이며 잘근잘근 씹어서 침과 잘 섞여야 강화된다. 꼭꼭 씹어 먹으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도 예방하고, 유해 물질로 인한 염증이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 식도락은 씹을수록 우러나는 맛과 향의 느낌이다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 식도락이다. 꼭꼭 씹어먹는 것은 식도락에도 영향을 준다. 즐거운 식사가 단지 배부름이 주는 포만감에 있지 않다.

 

배부르게 먹을 때는 좋지만 체중이 늘고 독소가 쌓이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소화장애, 고지혈증, 과민대장증후군,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에 시달린다면 입이 잠깐 즐거웠을 수 있지만, 먹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없다. 음식이 침에 녹아 미각세포에 전달되었을 때 맛이 느껴진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분해가 일어나고 다른 성분이 침에 녹아 다른 맛이 나게 된다. 씹으면서 자극되는 후각으로 더 세밀하게 음식의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대충 씹어서 꿀떡 삼키면 배가 부른 포만감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음식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없다. 먹는 즐거움을 찾는 방법은 양이 아니라, 깊은 맛이다.

 

 


◀송대욱 프로필▶ 경희대한의과대학원 한의학박사 / 덕수한의원 원장 / 클리닉연구소 소장 / MBTI 강사 / SnCi 사상체질검사지 개발자 / 사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발효해독학회 정회원 / 성정사상의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