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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쓰리잘 송 박사의 ‘가슴앓이’이야기 (32)] 우울증과 역류성식도염 증상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뉴스투데이=송대욱 전문기자]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 호르몬과 연관되어 있으니, 뇌와 신경의 영역의 질병으로 봅니다.

 

역류성식도염은 하부식도괄약근이 약해져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쓰림, 목이물감, 명치답답함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 두 질환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일 것 같지만, 의외로 우울증약과 역류성식도염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분들의 목, 가슴, 명치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증상은 잘 낫지 않고, 재발도 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역류성식도염은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식후에 자세에 의하여 가슴이 쓰리고 화끈거리는 작열감과 목이 칼칼하면서 이물감이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평소에 트림이나 신물이 자주 올라오는 증상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과식이나 음주 후에 누워서 자다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쉽게 역류성식도염임을 진단할 수 있으며, 위산억제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쉽게 완화됩니다. 이후 생활습관을 바꾸고 음식의 종류를 선택하여 먹으면 재발도 잘 안됩니다.



제가 임상에서 역류성식도염으로 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조금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류성식도염의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거나, 일부 증상으로 힘들어 하시는데, 위산억제제를 복용해도 잘 낫지 않는 그런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불안이나 우울, 불면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대부분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를 함께 복용하고 계십니다.

 

병원에서도 역류성식도염 증상으로 치료를 받을 때 증상이 잘 낫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위내시경검사를 했을 때 식도염의 소견이 보이지 않으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호소와 불면, 불안증이 보이면 항우울제를 처방합니다.

 

기능성 식도질환으로 분류되는 목이물감을 일으키는 인두구, 기능성 가슴쓰림, 기능성 흉통에 대한 진료지침에도 항우울제의 처방을 고려합니다. 문제는 역류성식도염에 위산억제제,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잘 낫지 않는 분들이십니다.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에서 한방치료는 양방에서 잘 낫지 않을 때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의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세 가지 원인으로 귀결됩니다. 기울화병, 허로, 어혈담적병입니다. 기울화병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갈등으로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와 신체적 증상을 말하고, 허로는 과로, 운동부족, 오랜 병치레 때문에 원기가 소모되어 체력이 떨어지고 오장육부의 기능이 약해진 것을 말하며, 어혈담적병은 혈액과 조직에 독소가 쌓여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이 세 가지 원인이 있을 때도 염증이 일어날 수 있는데, 저는 이것을 내인성 염증이라고 부릅니다. 염증은 본래 외부에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감염 또는 물리적 손상에 의하여 발생하는데, 이런 것 없이 내부에서 발생한 독소에 의하여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중 우울증과 역류성식도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기울화병과 허로에 의한 것으로 봅니다. 기울이란 스트레스를 받고 발생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쾌한 기분이 억압되는 것을 말합니다. 기울이 참다 참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화병이 됩니다. 그래서 울화병이라고 부릅니다. 허로는 원기가 부족해진 것인데, 신체적인 무기력과 정신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감정이나 기분이 침울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모두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울과 허로가 있으면 기혈순환장애가 발생하게 되는데, 뭉쳐있는 기혈은 독소로 작용하여, 면역시스템과 반응하여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울에 의한 염증은 주로 인후염이나 식도염과 관련되며, 허로에 의한 염증은 주로 위축성 위염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동반되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가 느려지고, 재발도 잘 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방의 치료의 장점은 일대일 맞춤 처방입니다. 기울화병에는 청심해울의 효능이 있는 기본처방을, 허로가 있는 경우에는 청간건위의 효능이 있는 기본처방을 하는 동시에, 조금씩 섞여있고 얽혀 있는 원인을 진단하고 약재를 가미함으로써 체질과 증상, 그리고 원인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료지침에 따라 획일화된 치료법은 대부분의 경우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만, 이에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한방 맞춤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본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시기를 말씀드립니다.

 

 

◀송대욱 프로필▶ 경희대한의과대학원 한의학박사 / 덕수한의원 원장 / 클리닉연구소 소장 / MBTI 강사 / SnCi 사상체질검사지 개발자 / 사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발효해독학회 정회원 / 성정사상의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