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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쓰리잘 송 박사의 ‘가슴앓이’이야기 (31)] 가슴통증, 가슴답답증, 역류성식도염도 아니고 심장질환도 아니면 결흉인가?


[뉴스투데이=송대욱 전문기자] 가슴에는 심장, 폐 그리고 식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가슴이 답답하면 심장검사, 가슴 엑스레이사진, 위내시경을 실시하여 증상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다행히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고 적합한 약을 처방받아 치료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한의원에서 가슴통증이나 가슴답답함을 해결하시고자 내원하시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안타깝게도 심장약, 위산억제제를 먹어도 증상이 그대로 이거나, 약 복용을 중단하면 이내 재발하고, 처음에는 효과를 보이던 약이 점점 약효가 떨어지는 것을 느낀 이후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먹어도 증상이 잘 없어지지 않는 경우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를 추가로 처방받게 되며, 정신신경과약도 잘 듣지 않는 경우는 아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내 몰리는 경우도 흔하게 있습니다.



약을 먹어도 크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환자들의 특징이 조급함, 우울함, 불안, 두려움의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조치가 내려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잘 낫지 않는 역류성식도염에는 내과에서도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를 처방합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종종 결흉이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한의학은 가슴의 개별 장기의 문제도 치료하지만, 가슴부위가 통째로 하나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즉 가슴은 기혈과 진액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은 신장을 거쳐서 정화한 혈액, 간을 통해서 들어오는 영양이 풍부한 혈액, 폐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은 혈액입니다.



또한 장에서 흡수한 지용성 영양이 림프관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옵니다. 심장은 산소와 영양이 풍부한 혈과 진액을 전신으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결흉이 생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가슴으로 모여드는 혈과 진액에 어혈과 담음이 있는 상태, 즉 독소가 있는 상태로 가슴으로 모여드는 것이 원인입니다. 독소가 있는 혈과 진액을 사지로 잘 보내지지 못한 채로 가슴 부위에 쌓이고, 심장이나 식도 폐에 영향을 주어 기능장애와 기질적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결흉입니다.

 

어혈이나 담음이 독소인데 왜 진단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정상적인 혈 진액과 어혈 담음의 경계가 참으로 모호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혈의 경우는 수명을 다하거나 손상된 적혈구를 말하는데, 병든 적혈구와 정상적인 적혈구의 구분이 힘듭니다. 다만 산소를 품고 공급하는 기능이 조금 떨어지거나 모양이 조금 변하고 뭉쳐서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경우 어혈이라고 합니다.

 

담음은 탁해진 체수분입니다. 탁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당, 지방, 단백질 등의 영양분이 많아진 경우도 있어 정상적인 체수분과 구분해내기 힘듭니다. 어혈이나 담음의 진단에 필요한 것은 병력청취, 설진 그리고 맥진입니다. 혈액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 자세하고 세밀하게 병력청취를 해야 하고, 설진으로 통해 혀의 상태, 설태의 모양과 색을 구분하며, 맥진을 통해 어혈맥이 있는지 담음맥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또 진맥을 하면 어혈이나 담음의 기원이 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순환장애가 있어서 그런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혈과 담음이라는 개념이 한의학적인 병리기전이므로 한의학적인 진맥과 설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혈과 담음이 있으면 내인성 염증을 일으킵니다. 어혈과 담적이 있는 곳은 붓고, 발열이 나고, 통증과 답답함을 일으킵니다. 염증의 4대 징후가 발열, 발적, 부종, 통증인데요. 어혈과 담음이 면역시스템에 의하여 해독되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유해물질의 침입이 없어도 발생하므로 내인성 염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혈과 담음, 그리고 내인성 염증이 체질에 따라서 가슴에 영향을 주면 결흉병이 걸리게 됩니다. 결흉만으로도 가슴통증, 가슴답답함이 발생합니다. 가슴 부위의 기혈진액의 순환장애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여 가슴에 있는 심장, 폐, 식도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흉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재발이 잘됩니다.

 

만성 재발성 가슴통증, 가슴답답함으로 힘들어하신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진맥과 설진을 받아보도록 하세요. 불편함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양방, 한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양방의 부족한 부분을 한방이 보완할 수 있고, 한방이 부족한 부분을 양방이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의학입니다. 양한방에서 충분히 상담을 받고 치료를 선택하시기를 말씀드립니다.

 

 

◀송대욱 프로필▶ 경희대한의과대학원 한의학박사 / 덕수한의원 원장 / 클리닉연구소 소장 / MBTI 강사 / SnCi 사상체질검사지 개발자 / 사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발효해독학회 정회원 / 성정사상의학회 총무이사